새정치 흔드는 강경파 실체 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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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 흔드는 강경파 실체 해부

일요시사 0 1105 0 0

▲ (사진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김현·정청래·최민희 의원 <사진=일요시사 DB>


밥그릇 지키는 덴 목소리 큰 게 장땡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여론조사만 봐도 정답이 나와 있는데 의원총회만 하면 강경파에 휘둘려 엉뚱한 답이 도출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강경파에 휘둘려 표류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이 70%에 달했지만 강경파들은 오히려 장외투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새정치연합을 흔들고 있는 강경파들의 실체는 무엇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 창당 후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정치권에선 새정치연합이 위기에 빠진 이유로 당내 강경파의 전횡을 첫손에 꼽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강경파로 불리는 의원들은 전투력이 다르다. 여론조사만 봐도 정답이 나와 있는데 의원총회만 하면 강경파에 휘둘려 엉뚱한 답이 도출된다”며 “온건파들은 의견을 내더라도 묵살되고, 다른 의견을 내면 강경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비난하는 바람에 침묵하는 사람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무서운 전투력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시작된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KBS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 답변이 68.8%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의 국회 복귀에 대해선 ‘세월호특별법 처리와 관계없이 복귀해야 한다’는 응답이 82.5%나 됐다.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는 답변도 84.4%였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저런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외투쟁을 지속할 수가 없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장외투쟁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특히 유민아빠 김영오씨의 단식중단과 국회복귀 요구로 장외투쟁에 대한 명분마저 사라진 상태지만 강경파들은 “화력을 집중하자”며 장외투쟁을 독려하고 있다.

강경파들은 최근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연일 하락하는 것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등 화력이 제대로 모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엉뚱한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여론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강경파들은 “130명이 모두 모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일주일만 단식하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최근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당내 연판장에 서명한 한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은 중도 쪽으로 이동하며 우리 텃밭을 잠식하고 있는데 새정치연합은 더 왼쪽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이해가 안 되는 전략”이라며 “그쪽에(극좌파) 해당하는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2장씩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우리가 왜 선명성을 강화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중도 외연확대가 반드시 필요한데 강경파들의 입김에 휩쓸려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새정치연합은 앞으로 결코 정권을 탈환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총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간간이 나오지만 좀처럼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변재일 의원은 “고작 ‘유족들이 동의하지 않는 특별법은 없다’가 130명 제1야당의 당론인가? 국민들의 평균생각과 우리당 적극 지지자의 생각이 다르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백군기 의원은 “지금은 투쟁만 할 때가 아니다. 내 주위엔 세월호 논쟁을 빨리 정리하라는 의견이 95%”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총 결과에 대한 브리핑에서 이런 온건파들의 의견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새정치 130명 중 절반이 운동권 출신
강경론 집착, 계파 간 역학구도 탓?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쇠귀에 경 읽기가 따로 없다”며 “장외투쟁을 지속하며 국민의 뜻을 운운하는데 국민 대부분이 장외투쟁을 반대한다는 것이 여론조사를 통해 밝혀진 것 아닌가? 유가족은 물론이고 국민까지 반대하는 장외투쟁을 지속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강경파가 득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총선 당시 이미 예측된 일이었다. 당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당선 가능성보다 정체성을 강조하겠다며 관료 출신이나 중진의원들을 대거 공천에서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는 운동권 출신,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이 채웠다.

당연히 과거보다 강경한 의견이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주홍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새정치연합 의원 130명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진보 강경파인 데다 대부분 운동권 출신”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강경파 득세의 원인이 계파 간 역학구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당내 최대계파인 친노가 당권을 상실하자 친노 강경파들이 당 지도부의 통제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강경 의견이 주류를 이루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김한길 전 대표,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까지 장외투쟁에 반대했지만 당내 강경파들에 떠밀려 매번 장외투쟁에 나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박 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취임하자마자 투쟁정당 이미지를 벗겠다고 선언했으나 결국 장외투쟁에 나서고 말았다.

또 온건성향의 당 지도부와 차별화하지 않으면 향후 당권을 되찾을 수 없고, 당권을 되찾지 못하면 다음 총선에서의 공천이 불투명하다는 점 때문에 강경파들이 강경론에 더욱 집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장외투쟁이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이를 주도했던 강경파가 향후 당권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장외투쟁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운동권 인사나 노조위원장과 정체성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 새정치연합을 이끌고 있다”며 “그런 강경파들이 득세하다보니 새정치연합 내에서 합리적인 의견은 설 자리를 잃고, 매 사안마다 정부여당과 정면으로 충돌하며 정국이 파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건파 의견 묵살

한편 강경파로 지목된 의원들은 ‘강경파’라는 것은 실체가 없는 보수언론의 프레임일 뿐이라며 적극 항변하고 있다.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정당한 요구를 강경파라는 프레임으로 묶어 폄훼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일부 강경파 의원들이 자신은 강경파가 아니라고 항변하는데, 마치 술 취한 사람이 자신은 술에 취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을 흔드는 강경파 세력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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