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대기업 ‘장자연 리스트’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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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뒷담화]대기업 ‘장자연 리스트’ 대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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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황제’는 그녀와 잤을까

대한민국을 또 다시 충격에 빠뜨리게 한 ‘장자연 리스트’. 2009년 3월 자살한 탤런트 고 장자연씨의 친필 편지에 상당수 재계 거물들이 성접대 대상자로 거론되면서 해당 기업들에 초비상이 걸렸다. 이들 기업은 시치미를 뚝 떼고 먼 산만 보고 있다. 다만 대처법은 제각각이다. ‘장자연 리스트’에 떨고 있는 기업들의 반응을 유형별로 나눠봤다.

성접대 의혹 오너·임원 기업들 ‘좌불안석’
‘혹시나’ 하면서도 하나같이 ‘모른척’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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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씨가 자살 전 남긴 친필 편지에 성 접대자로 등장하는 인물은 31명이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다. 문건엔 언론사 고위 인사, 방송사 PD 외에도 ‘몹쓸 짓’을 한 기업 오너와 임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억울, 신중, 오리발…’

여기에 제2, 제3의 문건이 존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재계엔 또 다른 ‘장자연 살생부’가 나돌고 있는 실정. 이미 인터넷엔 근거 없는 소문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냄새나는’ 기업인들의 신상이 무차별 털리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좌불안석이다. ‘도마’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경영상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자연 리스트’에 오르내리는 기업들은 자체 정보망을 확대하는 등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하느라 분주한 형국. 시치미를 뚝 떼면서도 한편으론 ‘혹시나’하는 마음에 속을 까맣게 태우고 있다.

장씨를 술집 접대부로 취급한 재계 유명 인사는 4∼5명 정도로 압축된다. <일요시사>가 이들이 소속된 기업에 관련 사실을 확인한 결과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다. 다만 대처법은 달랐다. 이를 유형별로 보면 억울형, 신중형, 오리발형, 강경형, 물타기형, 나몰라형 등 6가지로 나뉜다.

A그룹은 오너가 ‘장자연 리스트’에 오르내려 진땀을 흘리고 있다. 그룹 홍보실은 하루 종일 기자들의 확인 취재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란 후문이다. 이 오너는 대형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지목받는 인물이다. 룸살롱 에이스 접대부만 골라 자신의 별장으로 불러 ‘뜨거운 밤’을 즐기는 것으로 소문이 난 그는 몇 년 전 한 접대부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고 들락날락한 사연이 대중에 노출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A그룹 측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룹 관계자는 “재계뿐만 아니라 사회에 지저분한 일만 터지면 우리 그룹 회장이 언급되는데 아주 미치겠다”며 “그동안 흉흉한 소문으로 고초를 겪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때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듯이 이번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 믿어 달라”고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오너 이름이 리스트에 거론되는 B그룹은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 오너 역시 단골 스캔들 메이커로 유명하다. 그는 화류계에서 ‘밤의 황제’라 불린다. 매일같이 유흥가에서 새벽이슬을 맞는 이유에서다. B그룹 측은 “리스트의 진위조차 확인되지 않은 데다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뭐라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사건 진행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경찰 수사를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일어난 스캔들을 보면 대부분 실체가 불분명한 소문으로 흐지부지 끝이 나거나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 이번 사건도 그렇게 흘러가지 않겠냐”고 조심스러워했다.

아예 구설에 오른 것조차 부인한 그룹도 있다. C그룹은 오너가 장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혀 무관하다고 발뺌했다. 그룹 측은 “도대체 무슨 소리냐. 오너가 장씨와 관련이 있다는 말을 처음 듣는다”며 “(회장님은) 평소 젠틀한 이미지와 깔끔한 매너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확신했다.

대놓고 으름장을 놓는 기업도 있다. 경영진의 연루설이 파다한 D그룹은 여차하면 법적 대응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D그룹 한 직원은 “수십 명의 기자들이 확인 취재를 요청해 왔다”며 “만약에 회사의 실명을 보도하거나 기사화할 경우 즉각 해당 언론을 상대로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장씨 사태와 관련해 한 임원이 도마에 오른 E사는 ‘역정보’를 흘렸다. E사는 의혹의 싹을 자르기 위해 극비리에 ‘사고 처리반(?)’까지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강경, 물타기, 나 몰라라…'

E사 홍보 담당자는 “장씨 일로 골치가 아파 죽겠다. 그런데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며 “다들 우리 회사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다른 회사”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OO그룹, OO건설, OO사 등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 대기업 외에도 OO사 같은 중견·중소기업 경영진도 그랬다더라”고 덧붙였다. 임원의 실명이 ‘장자연 리스트’에 적힌 것으로 알려진 F사는 별다른 설명이나 반박을 하지 않았다. F사 측은 “(임원의) 사생활이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 나설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업무가 아닌 개인적인 일이라 뭐라 할 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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