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사퇴 "최고위원직? 의원직 내놔야" 지적도
▲ 대화 나누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사진 오른쪽)와 김태호 최고위원
친박 줄서기? 경제활성화법 처리지연 등으론 명분 약해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김태호 사퇴에 온갖 해석 난무 "의원직 사퇴해야" 지적도
지난 23일, 김태호 사퇴 소식으로 새누리당이 벌집을 쑤셔놓은 듯한 분위기다. 김무성 대표도 그의 사의를 만류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김 최고위원이 돌연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그 배경과 의도를 놓고 갖가지 정치적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다.
그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활성화 법안들의 국회처리 지연과 관련해 "국회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무엇을 할 수 있는 곳인지, 밥만 축내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나 자신부터 반성하고 뉘우친다는 차원에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박근혜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회를 향해 경제활성화 법안만 제발 통과시켜 달라.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애절하게 말해왔는데 국회에서는 오히려 '개헌이 골든타임'이라면서 대통령한테 염장을 뿌렸다. 많이 가슴이 아프실 것"이라고 사실상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쏟아냈다.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기자들의 취재가 허용되는 공개 모두발언에서 나온 것이어서 사실상 준비된 '작심 발언'이다.
하지만 '경제활성화법 발목잡기'의 경우 세월호 참사 이후 지속돼온 여야대립이 직접적 원인인데, 여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아무래도 직접적인 명분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존재 이유에 대한 환멸을 느끼고 국민에게 반성하는 마음을 느꼈다면 여당 최고위원직이 아니라 오히려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 염장'이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쏟아낸 점을 두고서는 '친박(친 박근혜)계 줄서기'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친박계와 사전 교감설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조해진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께 염장을 지른 것이라는 취지의 표현을 해서 개헌론에 대해서 김 의원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인가 생각했는데 조간신문에 나온 인터뷰를 보면 거꾸로 개헌론에 불을 지피기 위해서 행동을 했다는 내용이 있어서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의심스러운 것은 그 발언의 진정성이 없어보인다는 게 정가에서는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 등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들이 처리되지 않은 이유가 김 최고위원과의 상관관계가 희박할 정도인데다 그 동안 그가 관련발언을 공개석상에서 내놓지 않은 '깜짝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당내 비주류인 김 최고위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김무성 흔들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공개 석상에서 김 대표가 주재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놓고 당을 향해 '반기'를 든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사퇴의사에 대해 번복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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