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벤틀리 미친질주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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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벤틀리 미친질주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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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틀리 사고 보도 화면 <사진=MBN>

물티슈 팔아 산 슈퍼카로 폭주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서울 강남구 도산사거리 부근 도로에서 벤틀리컨티넨탈 운전자가 연쇄 추돌 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놀랍게도 운전자는 업계 1위 유아용 물티슈 업체인 몽드드 대표 유정환(37)씨였다.

지난 10일 블랙박스 확인 결과 유씨는 빠르게 차를 몰고 가다 속도를 이기지 못해 4중 추돌을 냈다. 사고당한 차량 한 대가 전복될 정도로 과속한 유씨는 자신의 차량 바퀴가 빠졌음에도 약 500m를 더 내달렸다. 사고 직후 갓길에 주차된 차량을 훔쳐 타고 달아났다. 그는 인근 터널에서 또 다른 고급 외제 차량을 들이받은 후 서울 중부경찰서 경찰관에 체포됐다. 체포 과정에서 그는 옷을 벗는 등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 폭행도

경찰은 유씨가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했지만, 혹시 약물 또는 마약 복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이 체포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사고 당일 풀려난 그는 다음 날 서울 중부경찰서에 출두해 조사를 받았다. 이어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4일 운전자를 소환해 사고 과정과 범죄 동기 등을 조사했다.

유씨는 29세 때 자본금 8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재 연매출 500억 원의 기업으로 몽드드를 성장시켰다. 그는 나이에 비해 탁월한 경영으로 업계 안팎에서 촉망받는 기업인으로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젊은이에겐 롤모델과 같은 경영인으로 꼽힌다. 올해 37세인 유씨는 젊은 나이에 호감형 외모와 적극적인 소비자 소통 마케팅으로 자신과 함께 몽드드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표이사로 지금까지 파격적인 제도로 소비자의 신뢰를 쌓았다. 제품의 유통기한을 3년에서 6개월로 줄여 물티슈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무료로 교환하는 서비스를 시행했다. 또 지난해 몽드드가 유해물질 논란에 휩싸였을 때 적극적인 대응과 함께 전액 환불이라는 과감한 결정으로 오히려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당시 이런 유씨의 정책을 믿고 소비자들이 먼저 ‘몽드드는 안전하다’며 적극 편을 든 것은 유명한 일화다.

몽드드는 2009년 설립 이후 고객 만족 경영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국민 물티슈라는 애칭으로 업계 최초로 전 성분 함량표시를 했으며, 현재 국내 물티슈 제품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시사저널>은 몽드드의 유아용 물티슈 제품에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인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들어간 물티슈가 유통되고 있다고 보도되면서 큰 논란이 됐다. 이후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으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0.1% 이하로 화장품에 보존제로 사용 가능한 안전한 물질’이라고 밝혀 일단락됐다.

잡고 보니 몽드드 대표 ‘도대체 왜?’ 
4중 추돌사고 도주…체포 과정서 난동

소비자들은 “그동안 유씨와 몽드드의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이번 사건은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소비자들은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물티슈를 만들어온 회사 대표가 차량 난폭 운전을 넘어 절도, 뺑소니, 폭행, 도주 등의 사건을 저지른 운전자가 유씨라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다. 

특히 물티슈 주요 사용자인 엄마들의 분노가 심각하다. 유씨는 자동차 사고 과정 중 여성을 폭행한 사실도밝혀졌다. 벤틀리 차량이 파손되자 아반떼 차량을 훔쳐 달아난 뒤 금호터널에서 BMW 차량을 들이받은데 이어 피해 차량 여성을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 벤틀리 컨티넨탈

그동안 아기와 엄마들을 위한 제품을 강조하며 여성 친화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는데,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배신감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 최근 자본가들의 ‘갑질’논란이 사회적 이슈인 상황에서 수백억원대의 자산가인 유씨가 사고 당일 경찰서에서 풀려났다는 사실이 누리꾼과 소비자들의 분노를 부채질 했다. 사고 과정이 상당히 심각한 것에 비해 너무 쉽게 풀려났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는 유씨에 대한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몽드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몽드드 유정환 대표, 정말 실망입니다” “아기물티슈로 몽드드 참 믿고 썼는데 대표가 이런 짓을” “몽드드 유정환 벤틀리 사고의 주인공이었다니, 사건의 진실에 대해 밝혀라”등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엄마들 뿔났다

소비자 만족 중심 경영으로 신뢰 받았던 몽드드는 유해물질 논란 속에서도 우뚝 다시 섰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대표인 유씨가 직접 유해물질을 몰고와 회사를 다시 위기로 몰고 있다. 유씨는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곧바로 대표직을 사퇴했다. 몽드드를 믿고 사용하던 주부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도 벌어질 조짐이다. 유씨는 이번 엽기적인 행동으로 졸부라는 딱지와 법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min1330@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내 굴러다니는 벤틀리는?

유정환 몽드드 대표가 운전한 ‘벤틀리컨티넨탈’은 2억 원이 넘는다. 영국의 자동차 수제작 회사인 벤틀리는 3대 명차로 불린다. 1921년 벤틀리의 첫 모델 ‘3리터’를 제작·판매하며 스포츠카로 입지를 굳혀갔다. 이후 1931년 경제공황 대위기가 겹치며 롤스로이스에 팔리는 수모를 겪는다. 사라지는가 싶었던 벤틀리는 1998년 폭스바겐이 인수, 컨티넨탈 시리즈를 통해 명차 브랜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최고급 수제 자동차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국내 최저가 모델은 2억2900만원에 이른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에서 벤틀리를 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상류층에서 수요가 증가했다. 

벤틀리는 2006년 국내 시장에 진출해 6년 만에 누적 판매매수 500대를 돌파했다. 2013년 164대를 판매한데 이어 지난해 역대 최대인 총 322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2배 가깝게 팔렸다. 현재 벤틀리 모터스 코리아는 서울과 부산에 각각 1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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