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장관후보자 피바람 인사청문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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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장관후보자 피바람 인사청문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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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유기준 해양수산부·유일호 국토교통부·홍용표 통일부장관·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

“4명 중 1명은 반드시 낙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완구 총리 인준이라는 한 고개를 넘은 박근혜 대통령. 과연 개각의 방점까지 찍을 수 있을까. 그러나 눈앞에는 4개 부처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라는 더 큰 산이 남아 있다. 총리 인준 당시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던 야권은 이번에야말로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어 피 튀기는 공방이 예상된다.

‘친박의 수장’은 변함없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4개 부처 장관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지난달 25일 국회에 제출했다. 요청안에 적힌 후보자는 총 4명. 금융위원장에 임종룡 후보자를 포함해 홍용표 통일부 장관후보자·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후보자·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후보자까지 모두 친박이다. 이에 ‘송곳 검증’을 준비하는 야권의 마지막 저지선에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만은 절대…

대다수의 정치전문가들은 곧 있을 청문회에서 여야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꺼번에 4개 부처에 대한 청문회가 진행되다보니 후보자 자격에 대한 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각 장관후보자마다 확실한 아킬레스건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몇몇 사안에 대한 집중적 공세가 예상된다.

지난달 이완구 총리에 대한 인준에서 예상과 달리 한발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은 이번에는 양보 없는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일각에선 후보자 4명 중 1명은 무조건 떨어뜨릴 기세라고 분위기를 전한다. 복수의 야당 관계자들은 이번 후보자의 면면을 봤을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 주장한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장관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장관후보자들이 대통령 친위대가 아닌가 할 정도로 친박인사라는 지적이 많다. 국민 눈높이에서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금융위원장 후보로 내정된 임종룡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초 발생했던 ‘농협카드 개인정보 유출사건’의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사건이 2158만명이나 되는 사람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대형사고였다는 측면에서 책임추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피아’ 의혹도 제기됐다.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다 2011년 국무총리실장을 역임한 뒤 민간 금융사 회장이 되어 정부를 떠났던 그가 다시 관가로 돌아온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다. 야당은 “특정 금융사 오너를 했던 사람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공정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장관직에 내정된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결정적 약점이 적다는 측면에서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유일호·유기준 후보자는 재산에 관한 의혹들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새정치연합 강동원 의원은 유일호 후보자가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자료를 분석한 결과 배우자인 함씨에 대한 재산내역 중 일부가 누락된 점을 확인했다. 함씨는 지난 2009년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주)조인잉글리쉬어학원의 대표자로 있었지만 제출된 ‘공직자재산신고내역’에는 함씨가 일했던 어학원과 관련된 내역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후보자가 일부러 배우자의 재산을 누락하거나 소득을 축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김상희 의원은 추가로 부동산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유 후보자는 성동구의 한 아파트를 2005년에 매입해 거주하고 있으면서도 그로부터 1년6개월 만인 2007년에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권을 12억9264만원에 구입했다”며 “유 후보자가 이미 아파트 한 채를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10억원에 가까운 빚을 내서 거주목적이 아닌 최고급 아파트를 구입한 것은 부동산투기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우윤근 “장관 후보자들이 대통령 친위대”
투기, 재산 누락에 문창극식 친일사관 의혹까지

유기준 후보자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새정치연합 황주홍 의원은 후보자의 주민등록등본과 토지등기부등본을 분석한 결과 대(代)를 이은 땅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유기준 후보자의 아버지가 매입한 농지가 경작 목적이 아닌 투기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유기준 후보자는 이 땅을 2003년 부친으로부터 상속 받은 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 유 후보자 측은 그 땅이 부친의 사망 이후 사실상 방치됐다고 해명했지만 변호사 출신인 후보자가 농지법의 취지를 알았음에도 팔지 않은 점 등은 도덕적 문제로 지적될만 하다고 황 의원은 주장한다.


 

 
▲ 박근혜 대통령과 이병기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황 의원은 또 보도자료를 통해 “유기준 후보자는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지난해 3월까지 자신이 출자한 법무법인의 변호사를 겸직했다”고 폭로했다. 비록 당시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 합법적 행위라 해도 억대 소득을 보장 받은 국회의원이 겸직을 한다는 것은 국민정서상 명백한 잘못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자 측은 “법무법인에 지분은 있지만 별도의 배당금은 매년 한 푼도 받지 않았다”며 “급여는 받았지만 배당금은 받지 않은 만큼 금액이 부풀려졌다”고 반박했다.

운 없으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그랬다. 유기준 후보자도 이와 마찬가지 상황에 직면해 있다. 곁에서 함께한 보좌관이 갑질 논란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후보자의 보좌관인 공씨는 술을 마시고 귀가하던 중 대리운전기사 이씨를 폭행했다. 술에 취한 공씨에게 이씨가 정확한 동과 호수를 알려달라고 하자 ‘알아서 모셔야지’라며 다짜고짜 뺨을 때린 것이다. 현장 목격자의 증언에 따르면 사건 수습에 나선 경찰관들에게까지 한바탕 욕설을 쏟아내는 등 안하무인이었다고 한다.

결국 유기준 후보자는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원실 소속 보좌관이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본인도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사퇴 의사를 밝혀 이미 의원면직됐다”고 밝혔다.

인사청문 2R

현재 가장 논란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은 다름 아닌 홍용표 후보자다. 홍 후보자는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라 불리는 국가미래연구원은 물론 대선캠프, 인수위원회까지 거쳤으며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역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력만 봤을 때는 통일부장관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꼽힐 만하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구상의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인물이다.

그러나 2005년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절 뉴라이트 운동 관련 연구를 진행한 ‘뉴라이트 싱크넷’ 발기인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 드러나면서 여론은 악화되고 있다. 

뉴라이트는 ‘신우익’이라 불리는 보수주의 이념 중 하나로 최근 교학사에서 발행해 문제가 된 역사 왜곡 교과서가 이를 담고 있어 논란이 된 적 있다. 이를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이념의 저변에 친일 및 식민사관이 내재돼 있어 위험하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단순한 후원 차원인지 아니면 일원으로서 활동을 목적으로 했든지 간에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단체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과거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보여준 생각과 맥을 같이한다는 면에서 야당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홍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정치적 중립성·역사관·대북관 등 이념적 부분에 대한 검증이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떨어지는 지지율과 높아지는 불만의 목소리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요구에 반응해 개각을 단행했다. 그러나 정작 내정된 후보자를 살펴보면 모두 친박계 인사들이다. 과연 국민의 목소리가 수렴이 된 것인지 의심 가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벌써 ‘이번 개각은 실패’라고 평가한다.

더욱이 이번 청문회가 통과될 경우 유일호·유기준을 포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등 국무위원 6명이 모두 현역 의원으로 구성된다. 그 중 이 총리를 제외한 5명은 모두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번 개각이 오히려 박근혜정부의 국정 동력을 잃게 만드는 결과가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chm@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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