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너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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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세상돋보기> 결혼, 너 때문에…

일요시사 0 1120 0 0


결혼은 ‘인류지대사’다. 인간의 삶에 가장 중요한 행사이자 목적으로 제2인생이라 일컫는 중요한 도약기다. 단순히 남녀가 만나 사랑의 확정표식을 받는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이불을 쓰며 서로의 인생을 하나로 묶는 엄청나고도 성스러운 시작점이 바로 결혼이다.

그런 결혼이 지금 사랑과 존중이 아닌 피로 물들고 있다. 조금만 수틀려도 욕이 나오고 주먹이 날아온다. 그리고 그 끝은 마음 아픈 이별이 아닌 영원한 영면으로 끔찍한 사태가 일어난다. 

함께 있어도 보고 싶고, 함께 있어도 공유하고 싶은 것이 부부이다. 그런 부부에 상상하기 힘든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생계가 어렵다고 죽어나가고, 바람을 피운다고 죽어나가고, 성격이 맞지 않는다고 죽어나가고, 자식의 말썽이 죽음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하다 못해 자신의 과오를 배후자에게 전가하는 동반자살까지 요구하니 부부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관계이자 두려운 사이로 변질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가 아니다. 상대성도 아니다. 둘 사이의 문제보다 한 사람의 이상적인 사고와 가치가 만든 처참한 결과가 더 많다 보니 한쪽에서 잘한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 처음엔 몰랐고 나중엔 알았지만 때는 늦었다. 이미 내 사람이라는 올가미로 어떤 일도 자행할 수 있고 어떤 결과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부부애가 되고 있으니 부부는 내 가슴에 든 유일한 사람이 아닌 내 수중에 있는 만만한 사람이 되고 있다. 부부의 문제는 더 이상 둘만의 문제가 아닌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부부의 발악은 날이 갈수록 심화된다. 어느 한쪽도 손해 보기 싫은 심사로 조금이라도 자기애를 생각하니 법은 기본이고 안되면 끔찍한 살생까지 일어난다. 부부애에 금가는 이유가 지천이니 부부끼리도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이 쓰인다. 조금만 책 잡혀도 이별의 동기가 되고 살인의 이유가 되니 안방에서도 살얼음 위를 까치발로 걸어댄다. 하지 말라 할수록 더욱 자극되는 현대인의 인내심은 가정까지 파고들어 해서 안 될 일을 내 맘대로 처리하고 결정하니 가정은 고립되고 분위기는 공포 그 자체이다. 

사회 여기저기 해결점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된다. 그럴 바엔 결혼을 왜 했냐고 물으면 “그때는…”이라고 말문을 흐리고 “지금은…”이라고 눈물을 흘린다. 천리길도 함께 갈 것 같은 사랑의 힘은 이제 서로가 원망하며 누구 하나 사라지지 않는 이상 증오와 미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도 부부의 연을 선서하고 출발하는 부부들이 탄생하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는 최선의 선택이 아닌 최고의 선택을 하고 있는지 다시금 살펴봐야 한다. 김용훈 시사칼럼니스트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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