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썩은 것이 아니다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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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의 세상돋보기> 정치는 썩은 것이 아니다 사라졌다

일요시사 0 1017 0 0


작년 지금보다 이르지만 지금의 상황과 다를 바가 없었다. 역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고 한쪽에선 참담함을 다른 한쪽에서는 연승의 기분, 다른 결과로 서로를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설렘도 재미도 흥도 없는 선거는 또 여기서 끝나버렸다. 여기까지인가?

지금의 여당은 여느 때와 다를 게 없고 야당 역시 달라질게 없다. 그렇게 왔었던 선거에는 자충수는 없었고 묘수도 없었다. 그래서 안 된다고, 그래서 똑같다고 국민도 더는 얘기하기 싫어진 것이다. 시작부터 시큰둥한 국민의 반응에 결과는 뜻밖이 없었고 과정 역시 “얘네 들만 문제야”라고 고개를 돌려대니 지지율이나 투표율이나 고양이 세수 격으로 형식만 나왔다. 야당은 더는 여당의 발목 잡기에도 힘이 부치고 여당은 더는 히든카드가 없는 야당에 재미없어 한다. 

온통 빠듯해진 자기문제로 실어증이 걸렸는데 유명인이라고 또 욕먹는 일이라도 더는 관삼사가 되지 못한다. 스캔들이 워낙 많은 정권이라 그런지 애매한 욕정은 애교로 봐주기라도 한 것일까? 대중들의 시선은 점점 지루해졌고 더는 말하기도 질려버린 뉴스에 정치인만 니놈 네놈 우겨댄다. 짧은 선거 기간 동안 서로에게 못할 짓을 많이 해도 말려주는 사람도 없고 훈수도 주지 않으니 벌겋게 그을린 후보자의 얼굴은 된 놈도 머쓱하고 안 된 놈도 부끄러울 게 없다. 

아마 다시 나와도 초선인 냥 행색을 해도 토 달 것이 없으니 정치는 썩은 것이 아니라 사라지고 있다. 그나마 비위 좋은 몇 명 인사들이 승리와 패배의 쓴맛을 보도하며 기사화를 하지만 역시나 이미 때늦은 재미에 동요하는 것은 후보자의 관련자뿐 이곳의 승리는 기쁘지도 아니하고 실패의 비련함도 죽을 만큼 애절하지가 않다.

남아 있는 잔금으로 선거는 끝났으니 이제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 돈 통을 쳐다보고, 종목을 달리하며, 다음 코스를 가는 것만 남았다. 

‘의리’도 ‘의기’도 ‘의지’도 없는 선거는 또 그렇게 애환도 비통함도 없는 그저 그런 행사로 지나가 버렸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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