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LS니꼬동 1000억 추징 막후

한국뉴스

‘적자’ LS니꼬동 1000억 추징 막후

일요시사 0 875 0 0
작년 번 돈 다 날리게 생겼다

[일요시사 경제팀] 박호민 기자 = LS니꼬동제련이 코너에 몰렸다. 상반기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대규모 세금을 추징당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맞은 추징액 규모는 지난해 당기순이익과 맞먹는다. 세무 당국의 제재로 한 해 농사를 망친 셈이다.  

LS그룹의 자회사인 LS니꼬동제련은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1000억원 대의 추징금을 부과 받았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LS니꼬동제련은 지난 2월부터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계열사

그동안 업계에서는 LS니꼬동제련이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LS니꼬동제련은 2010∼2013년 사이 도시광산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자회사에 값싸게 물품을 주고, 비싸게 매입하거나 직거래처가 있는데도 자회사를 거쳐 물품을 공급받는 방식으로 수천억원 규모의 매출을 부풀리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이들 자회사에 대한 부정 내부거래 혐의를 포착해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해지면서 LS니꼬동제련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대규모 과징금 추징설이 돌던 당시 LS니꼬동제련 측은 “현재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것은 맞지만 특별세무조사가 아닌 정기 세무조사다”라며 “세무조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징된 세금 또한 없다”고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국세청이 LS니꼬동제련을 대상으로 대규모 세금을 부과하면서 머쓱한 상황이 됐다.

국세청이 LS니꼬동제련을 상대로 부과한 추징액은 1076억원. 업계에서 예상한 세금 추징액과 비슷했다. LS니꼬동제련은 “자회사와 손자회사 간의 거래에서 국세청과 인식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업계 관계자가 보고 있는 특별 세무조사의 원인과 일맥상통한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세무조사로 LS니꼬동제련의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에 부과된 추징액 1076억원은 지난해 LS니꼬동제련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1113억원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LS니꼬동제련이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은 3779억원 수준으로 추징금을 납입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악화되고 있는 실적과 맞물려 LS니꼬동제련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상반기 LS니꼬동제련의 실적은 부진했다. 이 기간 LS니꼬동제련은 3조4170억원(연결기준)을 시현했으나, 48억원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04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1076억원 추징
지난해 순익 육박…일단 적부심 청구

LS니꼬동제련의 연간 매출액 추이를 연결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2011년 9조5063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1조8615억원(24.3%) 급증한 뒤 2012년 9조2113억원, 2013년 7조6274억원, 2014년 7조1086억원으로 3년 사이 2조3977억원(33.7%) 급감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는 더욱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2011년 2709억원의 당기순이익에서 지난해 1113억원으로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 전망까지 어두워 당분간 LS니꼬동제련의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련 및 리싸이클링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는 LS니꼬동제련의 실적이 개선되려면 원자재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미국의 금리인상 이벤트와 중국의 경기 불황이 원자재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업계에서 이번 LS니꼬동제련 세무조사 배경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LS그룹은 2012년 그룹 계열사 JS전선이 한국수력원자력에 불량 케이블을 납품하다 적발된 이후 각종 세무조사와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지난해 말에는 지주사인 ㈜LS마저 국세청으로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세무조사는 1년만에 실시하는 것이어서 이를 두고 특별세무조사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같은 상황에서 계열사 가운데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LS니꼬동제련이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LS그룹이 사정 당국의 칼날 위에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년도 채 안 돼 지주사와 핵심 계열사가 특별세무조사를 받는 경우는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LS그룹은 JS전선 사태 이후 각종 구설에 시달리면서 불공정거래가 많은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다”면서 “이 때문에 사정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룹이 표적?

LS니꼬동제련 측은 세무조사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LS 측은 “추징금 중 80% 이상이 세법상 인식차이에서 기인된 만큼 향후 법적 구제절차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onky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LS니꼬동 실적 보니…

그룹 맏형격인 LS니꼬동제련의 실적이 부진하자 LS그룹 전체가 휘청이는 모양새다. 증권사에서조차 LS그룹의 목표주가를 낮춘 것. 웬만해서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는 증권사에서 조차 목표주가를 낮추면서 LS그룹의 위기를 방증했다. 현대증권은 지난 19일 LS의 2분기 실적 악화 주원인이 LS니꼬동제련의 구리광산 투자 지분 손상차손이라며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5만4000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2분기의 경우 구조조정의 결과가 연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였다”며 “하지만 니꼬동제련에서 투자한 광산지분 가치가 급락하면서 투자금액의 대부분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결과로 LS니꼬동제련이 순손실 370억원을 기록했고, LS 영업이익에 185억원의 감소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S니꼬동제련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선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호>

<저작권자 ©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0 Comments
광고 Space available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KakaoTalk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