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고등법원, 조민우·조윤아 남매 살해 한국인 여성에 중형 선고

교민뉴스


 

오클랜드 고등법원, 조민우·조윤아 남매 살해 한국인 여성에 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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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고등법원, 조민우·조윤아 남매 살해 한국인 여성에 중형 선고


“계획적·잔혹한 범죄”…정신과 소견 따라 ‘특별 환자’로 복역 시작


오클랜드 고등법원이 11월 27일, 2018년 당시 6세와 8세였던 조민우·조윤아 남매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숨겨 창고에 방치하고 한국으로 도피한 한국인 여성 이 모 씨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씨의 범행을 “계획적이고 잔혹하며, 깊은 배신”으로 규정하며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법원은 선고 과정에서 이 씨가 범행 당시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정신과 소견을 일부 받아들이고, 형 집행은 정신건강법상 ‘특별 환자(Special Patient)’ 신분으로 시작하도록 명령했다.


“가슴이 도려나는 고통”…남겨진 가족의 절규


선고 공판에서는 희생된 아이들의 외할머니 이춘자 씨의 피해자 진술이 대독돼 법정을 숙연하게 했다.

이 씨는 “가슴이 도려나는 고통 속에 하루하루 살고 있다”며 “왜 무고한 아이들을 데려갔는지 묻고 싶다. 아이들이 무슨 죄를 지었느냐”고 절규했다.


외할머니는 주변의 시선 또한 고통스러웠다며 “교회에서는 제가 ‘살인자의 어머니’라 불렸다. 모든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아이들의 매형 조세욱 씨 역시 “가족 전체가 완전히 파괴됐다”며, 사건 직후 이 씨가 마치 새로운 삶을 준비하듯 행동했다는 사실이 더욱 큰 배신감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범행의 실체…약물 살해, 가방 유기, 그리고 도피


재판을 통해 드러난 범행 과정은 더욱 충격적이다.


2018년 범행: 이 씨는 항우울제 ‘노르트립틸린’을 아이들에게 복용하게 한 뒤 살해했다.


시신 유기: 두 아이의 시신을 각각 여행용 가방에 넣어 사우스 오클랜드 한 보관 창고에 숨겼다.


한국 도피: 이후 비즈니스석 항공편을 이용해 한국으로 출국했다.


사건 발각: 2022년, 경매로 해당 창고를 낙찰받은 부부가 가방을 열어 시신을 발견하며 사건이 드러났다.


이 씨 측은 남편의 투병과 심리적 압박 속에서 “충동적으로 저질렀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가방 구매, 재산 정리, 운전면허 시험 응시 등 구체적 준비 과정이 있었다며 ‘도피를 전제로 한 계획적 살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결국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계획범죄로 인정했다.


정신질환이 죄를 면하게 할 수 없다”


법원은 피고인이 중증 우울증과 장기적 상실감에 시달린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범행의 악질성을 상쇄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재판부는 “당신의 행동은 며칠에 걸쳐 계획적으로 이뤄졌으며, 아이들을 지켜야 할 마지막 부모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고 질타했다.

최종 선고 형량은 검찰이 청구한 21~23년보다는 낮았지만, 재판부는 “상당한 기간의 중형”이라고 강조했다.


평범했기에 더 슬픈 비극…학교가 기억하는 아이들


남매가 다녔던 파파토에토에 사우스 스쿨은 선고를 앞두고 발표한 성명을 통해 두 아이를 “명랑하고 예의 바른 아이들”로 회상했다.


학교 측은 “윤아는 미소가 아름다운 아이였고, 민우는 활발하고 사랑스러웠다”며 “2018년 새 학기 복귀가 확인되지 않아 가족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행방을 파악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남은 질문…“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 한인 사회에도 큰 충격을 남겼다. 가족과 공동체의 보호 안에서 자라던 두 아이가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할 어머니의 손에 희생되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 있다.


법정에서는 우울증, 육아 부담, 절망감 등이 언급됐으나, 남매의 생명을 앗아간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사건은 법적 절차의 마무리 단계에 다다랐지만, 가족들의 고통과 남겨진 의문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 비극은 한인 사회에 가정 내 정신건강 관리, 위기 신호의 조기 발견,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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