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본 베트남 이야기

교민뉴스


 

처음 가본 베트남 이야기 <교민 권정철 >

일요시사 0 6 0 0

다낭으로 일주일 여행을 갔다. 다낭은 긴 베트남의 중간쯤 되는 곳에 있었고 예전 월맹과 월남이 싸우던 시기에는 한국의 휴전선과 같은 쌍방의 경계선이 되었던 곳이라고 한다. 이쪽 동남아 지역에서 꼭 필요하다는 Grab 이라는 택시 앱으로 공항에서 숙소까지 도착전에 예약을 해놓고 다낭에 내렸는데 택시 타기가 쉽지 않다. 택시타는 곳으로 가서 기다리는데 문자가 왔다. 어디 있냐고 해서 어디라고 문자도 보내고 그곳의 사진도 찍어 보내고 나서야 겨우 그를 만나게 되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예약되었던 비용을 지불하는데 20만동이라고 한다. 엥, 20만이나! 베트남의 지폐에는 예전 월맹의 지도자였던 호지민이라는 사람이 대부분 그려져 있는데 1,000동, 10,000동, 100,000만동 그리고 500,000만동짜리도 있다. 그러다 보니 돈 계산할 때 동그라미가 많아서 실수할 수 도 있으니 조심하여야 한다. 택시비 20만동은 베트남의 화폐 가치가 한국원화의 20분의 1정도이니 만원 정도라고 보면 된다. 쉽게 계산하는 방법은 일단 20만동을 반으로 나누면 10만동이 되고 그 10만동의 10분의 1은 10,000동이 되는데 이것을 대충 10,000원이라고 보는 방법이다. 정확히는 한국돈 1,000원이 18,479동이고 뉴질 달러로는 1불에 15,174동이된다(2025, 10월말 기준).


그러다 보니 돈 쓰는 맛이 쏠쏠하다. 아주 고급식당이 아니면 그 유명한 베트남 국수를 우리돈 3천원으로 먹을 수 있다. 택시비 만원이 20만 동이니 3천원이면 6만동 정도가 된다. 누구는 베트남 음식이 참 맛있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저 그랬다. 또 사람들이 발 마사지, 혹은 전신 맛사지를 꼭 해보라고, 좋다고 난리 던데 나는 별로였다. 그러다가 ‘분차’라는 국수를 먹어 봤는데 이것은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와 쌀국수 그리고 신선한 채소를 새콤달콤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인데 이게 맛있었다. 이 얘기를 나중에 베트남 교민들이 모이는 교회에서 했더니 뭐든지 잘하는 곳으로,좋은 곳으로 가야 한다고 그러네.그러니 앞으로 베트남 가실 분들은 좀 비싼 곳으로 가시기 바란다. 하하....


베트남에서 유명한 게 또 하나 있는데 커피 문화이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지배를 예전에 오랫동안 받았는데 그 영향으로 카페가 발달되었다고 한다. 그냥 카페 보다 체인점 카페들이 유명한데 대표적으로 Cong카페가 있다. 웬 콩이냐? 그러실 텐데 먹는 콩이 아니고 베트콩의 콩이다. 왜 월남전에서 미군을 그렇게 괴롭혔던 베트콩…그래서 여기 가면 컨셉이지만 종업원들이 군복을 입고 근무를 한다. 또 요새는 CCCP카페라고 구소련(사회주의공화국연방)을 나타내는 상호의 체인점 카페가 있는데 이곳도 군복을 입고 서빙을 한다. 이 두 체인점이 베트남 카페의 양대 산맥 같은 그런 분위기…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에서 이야기한 CCCP 카페가 있었는데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 관계로 아니 이거보다 더운 곳에서 돌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하루에 한번은 가게 되었다. 그래서 다낭에 머무는 동안 나의 아지트가 되었다고 할까? 사람들도 약 절반은 한국 사람들…아이고, 이러니 경기도 다낭시라 그러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국에선 아아 라고 하던데 이게 제일 저렴하다. 이거 하나 시켜놓고 같이 간 일행들의 수다에 끼거나 듣거나. 아 이게 행복이구나 이런 것도 여행의 하나이구나 그랬다. 지금 생각하니 그 시간이 사무치도록 그립다. 또 언제나 갈 수 있을까?... 그리고 어쩌다 먹는 코코넛 연유커피는 그 달콤함이 마치 천국의 맛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여튼 푹푹 찌는 여름날씨에 여기만큼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곳이 없다. 게다가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카페 분위기가 예전처럼 복잡하지 않고 테이블이나 공간이 널찍널찍 만들어져 있어 베트남에선 이만한 쉴곳이 없다고 보시면 된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카페를 나오면 바로 또 더워진다. 그렇다고 바다로 가기에는 준비물이 여러가지 필요하니 그냥 호텔의옥상에 있는 수영장으로 가게 된다. 여기 웬만한 호텔의 옥상에는 수영장이 있는 것이 베트남의 특징이다. 아니 아파트 건물의 옥상에도 수영장이 있더라.우리들 숙소도옥상에도 마찬가지 수영장이 있었다. 그래서 그곳으로 물놀이를 매일 갔다. 물놀이라고 하면 뭐 미끄럼틀도 있고 놀이기구도 있는 그런곳이 연상이 되는데 아니다. 뉴질랜드 초등학교마다 있는 수영장의 반정도 크기? 아니 그 반의 반정도로 보시면 되겠다. 그냥 동네에 있는 목욕탕 정도의 크기라고 할까? 여기서구름과 벗삼아서 놀다가 보면 다른 호텔의 옥상 수영장도 곁눈질로 보게 된다. 우리 호텔 옆으로 이름이 KIWI 호텔이라고 있던데 키위가 많이 오나보다 하하…


우리가 묵고 있는 곳은 마침 비수기에 7박을 해서그런지 조식 포함해서 뉴질달러로 하루 31불이라는 가격에 숙박을 했다. 아마도 비수기 특가로 인해서 정상 가격의 50퍼센트로 할인된 가격이라고 한다. 조식 또한 훌륭했다. 별로 입에 맞지 않는 뉴질랜드 호텔 조식보다는 훨씬 맛있었다. 또 베트남은 다이렉트로 호텔 부킹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대부분 웹사이트의 대행 에이전트를 통해서 하게되니 가실 분들은 이것저것 잘 비교하시고 조식 포함여부까지 확인하실 것을 권해 드린다. 지금 생각하면 더운데 이리저리 돌아다니기 보다는 여기보다 좋은(?) 호텔에서 물놀이하고 맛있는 것 먹으면서 즐기는 것이 베트남 여행의 메리트가 아닌가 한다.


다낭의 대표적인 관광지로바나 힐(Ba Na Hills)이라는 곳인데, 여기는 해발 1,487m 산꼭대기에 관광지를 만들어 놓았는데 가볼만한 곳이었다. 프랑스 감성의 테마파크라고 보시면 된다. 예전 구한말 대한제국 때 선교사들이 여름철에 서늘한 지리산 자락으로 피서를 갔듯이 베트남을 지배했던 프랑스 군인의 휴양지로 개발이 되었던 곳이라고 한다. 일설에는 바나나가 많아서 이 산의 이름을 바나라고 프랑스인들이 지었다고도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우리는 호텔 프론트에서 부킹을 하였는데 아침에 호텔 앞으로 버스가 픽업을 해주고 끝나면 또 데려다 준다. 바나 힐의 느낌은 공산국가 베트남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수준으로 관광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뉴질랜드는 이렇게 운영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이 대충 5천불 정도인데 이 베트남 국민들의 근명성과 그리고 하고자 하는 욕구로 인해서 조만간 동남아 최고의 부를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군데 더 관광을 하였지만 크게 나에게 어필한 곳이 없는 가운데 호이안이 그래도 마음에 들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투본강에서 밤에 배를 타면서 연등을 띄우는 곳으로 유명한데 나는 그러면서 바라보는 왁자지끌한 강변 상점들의 불빛이 좋았다. 그리고 아직 해가 있었을 때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옛 상인들의 건물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묘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거리의 오래된 여러가게와 각국에서 온 여행객으로 북적이는 그 영화 같은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게 나타난다. 일본풍의 거리 모습이 연상되어 알아봤더니 16,7세기에 일본 상인들이 이곳에 많이 거주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낭 시내의 한시장이란 곳이 있는데 이곳 또한 색다른 곳이었다. 신발이나 장신구, 가방이나 액세서리 같은 게 전부 유명 상품의 모조품인데 거의 구별이 안되는 품질에다가 가격도 흥정하는 맛이 있다. 상인들이 대부분 웬만한 한국말을 한다. 한국 같으면 넓은 시장에서 쇼핑을 하는데 이곳 한시장은 2층 규모의 재래시장인데 약 500개 이상의 점포가 모여있다고 한다. 얼마 안되는 네모난 건물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좁은 통로로 인해서 무지무지 복잡하다. 또 이쪽 통로에서 저쪽 통로를 볼 수 있는 구조인 관계로, 게다가 그 담도 낮다 보니 떨어질 수 도 있을 거 같다.여러분, 조심하시라!


또 거리를 거닐다 보면 우리가 관광객이란 게 표시가 나다 보니 여기저기서 자기 가게로 오라고 하는 호객행위가 끊이질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한집 건너 음식점에 한집 건너 마사지 집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다들 한국말을 조금씩 하는데 그래도 내가 가본적이 있는 인도처럼 끈질기고 피곤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일주일 밖에 있지 않아서 정확하진 않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친절하고 순진하고 착하기까지 했다. 마치 예전의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곳을 경기도 다낭시라고 하나 보다. 한때 이들의 적이었던 미국과 대한민국이 여기 베트남의 큰 관광고객이 되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하기까지 하다. 캄보디아사태로 인해서 동남아 관광이 의기소침해져 있지만 2024년 통계로는한국인 457만명이 베트남을 방문했고 이는 베트남의 넘버원 방문 관광객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택시 기사들을 잘 택하여 관광 가이드로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이곳은 시내외버스가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이다 보니 주로 택시로이동을 하게 된다. 여기저기 다니다가 괜찮은 기사라는 생각이 들면 내일 어디 가는데 와줄 수 있어? 그러면서 하루 가이드로 택하면 된다. 우리도 그렇게 해봤는데 이 양반들이 대부분 카톡을 자기 폰에 깔아두고 있더라. 경험해 보니 하루에 얼마 뭐 이렇게 하기 보다는 어디로 가자고 해서 도착한 다음 택시비를 지불하고 우리가 구경하고 나올 때에 또 보자고 하면 그러겠다고 한다. 물론 너무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 예의가 아니니 1-2시간 정도는 기다려 준다. 더 시간이 길어지면 차지를 해주면 좋을 듯하다. 문제는 이 양반들이 영어를 거의 못한다는 거…그래서 대부분 기사들이 번역앱을 사용해서 베트남어, 한국어를 잽싸게 번역해서 기계음으로 들려준다. “저는 당신 말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관광이 보람되고 알차게 진행되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뭐 이런 말…


-교민 권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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