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가 먹고 싶다

손바닥소설


 

국수가 먹고 싶다

오문회 0 1890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치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이 있어 
마을의 문들이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저자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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