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계신가요 - 뉴질랜드와 가이폭스데이(Guy Fawkes Day)
뉴질랜드에서는 매년 11월 5일이 되면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11월 5일을 전 후한 11월 초에는 여기 저기서 대포소리 같은 폭음이 울려퍼진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소리에 놀래 밖을 살펴보곤 하는데 금새 불꽃놀이라는 것을 알고 구경을 하기 바쁘다. 처음에는 대규모로 펼쳐 지는 불꽃놀이를 구경하며 불꽃놀이 축제를 즐겼지만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그 소음 때문에 짜증을 내고 있다.공적인 불꽃 놀이보다 개인들이 불꽃놀이 기구를 직접 구매하여 집마당에서 터트리기 때문이다.불꽃놀이 하는 날이 모두에게 즐거운 날이 아닌 것이 되어가고 있다.오클랜드카운슬은 올해부터 공공장소에서의 불꽃놀이를 금지 한다고 발표 했고 국회 특별위원회(select committee)는 개인적인 불꽃놀이 기구 판매를 금하자고 탄원하는 25,000명의 탄원서를 접수했다고 한다.
영연방 국가에서 펼쳐지는 11월 5일 불꽃놀이 행사를 가이폭스데이(Guy Fawkes Day)라고 하는데 그 유래는 1605년 11월 5일 영국 의회 의사당 폭파 음모 사건이 실패한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다.헨리 8세가 영국의 교회를 가톨릭으로부터 독립시켜 신교 성공회를 만들고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즉위 한 후 이 성공회를 국교로 정하면서 카톨릭은 철저히 탄압을 받게 된다. 그 후 1605년 가이폭스라는 인물이 가톨릭교에 대한 탄압에 못이겨국왕제임스 1세와 국회 의원 등 모든 요직의 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회 개회식날인 11월 5일에 영국 국회의사당을 폭파시키려는 음모를 꾸몄는데, 약 30 배럴의 화약을 국회의사당 의회가 열리는 방 바로 지하에 숨겨놓는 데까지는 성공하였다.하지만 가톨릭교의 한 교원이 자신의 친척에게 11월 5일에 열릴 의회에 참가 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편지를 보낸 것을 의심해 국회의사당을 수사 하다 지하에서 폭탄과 함께 때를 기다리고 있던 가이폭스가 체포되었다고 한다.결국 이들의 음모는 분쇄되고, 불운의 가이폭스는 그 일당과 함께 이듬 해인 1606년 1월 31일 반역죄로 처형되었다.
1606년 1월 영국 의회는 왕의 무사함을 축하하고 다시는 이러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11월 5일을 감사절로 정했는데, 영국인들은 이 날을 감사절이 아닌 '가이폭스데이'라고 부르며 하나의 축제일로 즐기게 되었다.가이폭스데이에는불꽃놀이 말고도 어린아이들이 가이폭스 인형을 만들어 길거리에 나오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동전을 주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아이들은 폭죽을 사 그 불을 이용해 가이폭스 인형을 태운다.어른들은 가이폭스 가면을 쓰고 무리 지어 행진을 하기도 한다.
매년 11월 영국 정기국기 개회식 날 아침에는 빨간 제복을 입은 왕실위병들이 국회의사당으로 와서 1605년과 똑같이 등불을 켜고 또 다른 가이폭스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지하를 수색을 하여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왕에게 전갈을 보내야만 영국 국왕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에 들어 온다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영국 전통이 남아공과 호주, 캐나다 뉴포틀랜드 지방,바하마,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서도 매년 이어져 오고 있지만 이젠 국왕의 암살 음모 실패를 기념하기 보다는 단순히 폭죽 판매를 위한 상업적인 행사로 변형 되어가는 것 같다. 뉴질랜드의 경우 Pyro Company Fireworks라는 불꽃놀이 용품 회사가 약 480개의 아울렛에서 280 종류의 불꽃놀이용품을 11월 불꽃놀이기간에 판매 했는데 작년의 경우 판매율이 30% 상승했다고 한다.하지만 올해에는 오클랜드카운슬이 공공장소의 불꽃놀이를 금지 시켰고 불꽃놀이 용품의 판매 규제에 관한 법률도 제정 중에 있다고 한다.
이제 오클랜드의 영국 이민 후손들의 비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다. 국기 변경에 관해 국민투표도 진행 중에 있고 영연방 탈퇴의견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영국적인 기념 행사인 가이폭스데이도 조금씩 외면 당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가이폭스데이의 폭죽 소리를 들으면 영국 국왕의 암살 실패가 생각나지 않고 그 시끄러운 소음이 짜증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뉴질랜드의 현실이다.이제 뉴질랜드는 영국 출신 국가에서 다 민족 융합 국가로 변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