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국 TV 보기(3)-할배의 전성시대

손바닥소설


 

뉴질랜드에서 한국 TV 보기(3)-할배의 전성시대

일요시사 0 1692

할배의 전성시대 - ‘시청률’ 보다 ‘진정성’


요즘 대세는 김수현도 아니고 이종석도 아니다. 물론 주원앓이도 한창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H4 할배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첫 방송부터 빵 터진 할배들의 배낭여행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미소짖게 만든다. 가끔은 숙연해지기도 하지만 말이다. 황혼을 지나 인생의 고갯마루를 한참을 지나온 할배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짐꾼 이서진의 활약에 힘입어 유럽을 지나 대만을 순항 중이다. 

근엄한 회장님 포스에서 부터, 자상한 할아버지 등 대한민국 대표 어르신 캐릭터로 무장되어 있던 4명의 할배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유쾌함과 진정성있는 감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고 있다.
 
‘이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떠오르는 장면일 것같다.’며 눈물짖는 노배우의 짙은 감성이 마음속 깊은 곳을 울리는 장면은 근래에 보기 힘든 리얼 예능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렇게 케이블 방송의 불리한 조건속에서 시작한 ‘꽃보다 할배’가 공중파 방송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될 만큼 성공을 거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그건 아마도 시청률에만 목매는 여타 프로그램과 차별되어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믈론 뛰어난 기획력과 살아있는 캐릭터가 주는 존재감이 조화를 이루면서 최상의 효과를 내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시청률을 먼저 생각한 것이 아닌 진정성에 촛점을 두었다는 점이 오히려 ‘꽃보다 할배’를 특별하게 만든 이유가 되고 있다.

이에 반해 시청률에 급급해서 여론의 좋지않은 시각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성공한 프로그램의 복제를 진행하는 경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요즘 본의 아니게 주목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KBS 의 ‘마마도’ 가 바로 문제의 프로그램이다.  기획 단계에서 부터 잡음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고보니 그 실망감은 더해질 수 밖에 없었다.

프로그램 포맷을 따왔든 아니든 상관없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었다면 좋았을 것을 표절의 오명을 피하다 보니 정말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프로가 되고 만 것이다.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관록의 여배우를 데려다가 해묵은 감정의 골을 건드리고, 젊은 남자배우와의 불편한  관계 설정이 보는 내내 부담스러웠다. 리얼 예능도 아닌, 뜬금없는  출연자들의 인터뷰 식의 진행  그리고 간간히 등장하는 나레이션이 뭐가 뭔지 모를 프로그램의 정체성에 이게 뭔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한마디로  ‘마마도’는 불편했다. 

기대했던 시청률도 안나오고 여러가지 잡음도 심해 2회로 종영을 결정하고 처음부터 2부작이었노라 변명을 했지만 결국 정규편성이 되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동심에 반해 무너져버린 왕국이었던 일밤을 살린   ‘아빠 어디가’ 를 보고 배운(?)  “슈퍼맨이 돌아왔다”도 추석 특집으로KB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그동안 짝퉁 논란을 일으켰던 수많은 프로그램들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져 갔고 상처만 남았다.  왜 우리는 복제된 프로그램은 외면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진정성에 대한 차이일 것이다.  잘 나가는 프로그램을 따라하고 베끼면서도 원조를 뛰어 넘지 못하고 욕만 먹은 비운의 프로그램들은 그 동안에도 많이 있어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프로그램의 제작은 돈을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

협찬과 PPL이 프로그램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간과할 수 없는 것처럼 시청률도 돈으로 계산되는 방송현실에서 어쩌면 시청률을 따라 움직이는 이러한 상황은 어쩔 수 없는 일 일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시청률에 전전 긍긍하여 진정성도 없이 무턱대고 원조를 베끼다가는 결국 시청자들의 마음까지는 얻지 못할 것이다.
Almaz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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