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한국 TV 보기(2)-서번트 증후군, 그 드라마틱 한 이야기

손바닥소설


 

뉴질랜드에서 한국 TV 보기(2)-서번트 증후군, 그 드라마틱 한 이야기

일요시사 0 1999

서번트 증후군, 그 드라마틱 한 이야기

그 어느해 보다 뜨거웠던 대한민국의 8월을 한껏 달군 드라마가 있다. <굿닥터>. 제목만 놓고 보자면 당연 의학 드라마임에 분명한데 드라마  ‘굿닥터’에는 의학 드라마 그 이상의 것이 들어있다.
그동안 방영된 의학 드라마로는 2000년대 들어서만 해도  ‘하얀거탑’,   ‘뉴하트’,  ‘골든타임’, ’외과의사 봉달희’,  ‘브레인’ 그리고 1990년대로 올라가 ‘종합병원’, 과 “의가형제’, ‘해바라기’ 까지 의학드라마 불패의 신화는 이어져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때문에 의학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굿닥터’의 선전은 어느 정도 기대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  ‘굿닥터’는 병원을 무대로 환자와 인턴, 레지던트를 비롯한 의사들의 생명을 걸고 벌이는 인간 드라마가 전부인 단순한 의학 드라마가 아니다.  왜냐하면 주인공인 박시온 역의 주원이 의사이기 전에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환자아닌 환자 이기 때문이다.  ‘서번트 증후군’이라 하면 이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자폐증 등 뇌 기능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 일반인과는 다른 천재성을 동시에 갖는 현상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비록 자폐를 비롯한 언어 장애, 지적 장애 그리고 신체적인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일부 영역, 특히 뛰어난 암기력이나 예술적인 방면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표적인 서번트 증후군의 사례들을 보면  암산과 암기력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사람이 많은데  그 중에서 쌍둥이 형제인 조지와 찰스 그리고 역시 쌍둥이 자매인 플로렌스와 캐서린 자매는 놀라운 암산 능력과 기억력을 갖고 태어났다. 
두 쌍둥이 모두 달력 암기의 천재로 날짜만 대면 요일을 정확히 계산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선천적인 장애가 아니라 사고로 인해 뇌에 충격을 입으면서 오히려 놀라운 능력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30세 되던 해 불의의 사고로 머리에 충격을 입은 제이슨 파제트는 깨어나면서 본적도 없는 수식들이 떠올랐고, 일반인은 평생 사용하지 않는 뇌영역 까지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51세가 될 떄까지 범죄자와 마약 중독자의 꼬리표를 달고 살았던 영국인 토미 맥휴는 뇌출혈로 쓰러져 몇 차례의 대수술을 받은 뒤 건강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덤으로 아름다운 시와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남은 인생동안 하루 19시간을 시와 그림등 예술작업을 하며 보냈고 그 어느 누구 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 
미숙아로 태어나 자폐와 시력까지 잃었던 토니 데블로이스, 뇌성마비에 녹내장으로 역시 시력을 잃은 레슬리 렘키는 음악적인 천재로 널리 알려져 있다. 두 사람 모두 시력을 잃었기 때문에 악보를 볼 수 없다. 단지 귀로 듣고 머리에 저장한 뒤  연주했다.
토니는 피아노는 물론 기타, 하모니카, 트럼펫, 우쿠렐레, 색소폰 등 20여개의 악기를 다루었고 약 8000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1986년 34세였던 당시  7세의 지적 능력을 가졌던 레슬리는 중증 지적 장애와 척추 측만증, 타인의 말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해  따라 하는 반향언어증을 앓고 있었지만 열가지 악기를 자유롭게 다루고 45분 짜리 오페라를 자신의 피아노로 완벽히 연주할 정도로 음악적인 천재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대중적으로  ‘서번트 증후군’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된 인물이 바로  ‘킴 픽’이다. 보통 사람이 3분에 읽을 양을 40초만에 읽고 내용의 98%를 기억, 전화번호부 40여 페이지의 이름과전화번호를 20초만에 외우고, 계산기로는 3분이 걸리는 계산 문제를 단 20초에 끝내는 사람,바로 영화 ‘레인맨’의 실제 인물이기도 한 ‘킴 픽 Kim Peek’이다.
지식 지수를 나타내는 KQ 184로 149인 아인슈타인 보다 휠씬 높은 킴 픽의 기억력은 NASA 의 연구대상이 되기도 했다.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서번트 증후군’을 알리게 된 계기는 1988년으로 올라가 영화 ‘레인맨’이 처음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레인맨’은 더스틴 호프만의 명연기로 그 해 각종 영화제의 작품상과 남우 주연상을 휩쓸은 최고의 영화로 기록되고 있다. 구부정한 몸짓에 어눌한 말투, 반복적인 형 레이먼의 말투에  처음에는 신경질적이기만 했던 동생 찰리(톰 크루즈)가 형에 대한 사랑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감동적이었던  영화  ‘레인맨’은 로드무비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로서는 신인이었던 톰 크루즈가 명배우 더스틴 호프만을 만나 연기에 눈을 뜨게 되는 과정도 영화를 감상하는 포인트가 될 것이다. 1967년  ‘졸업’을 시작으로   ‘빠삐용(1973)’,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1979)’,  ‘레인맨(1988)’과 같은 연기파 배우의  역량을 마음껏 발휘한 작품과 함께 여장 연기가 탁월했던  ‘투씨(1982)’와  ‘후크(1991)’,  ‘왝 더 독(1997)’,  ‘미트 페어런츠(2004)’등에서는 코미디 배우로서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드라마  ‘굿닥터’의 주원 앓이에  빠져 있다면 그 전에 한번쯤은 더스틴 호프만의 영화를, 그 중에서도 ‘레인맨’은 꼭 보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불안한 시선, 구부정한 자세,  어눌한 말투 하지만 이 어리숙한 천재는 사랑스럽다. 사람을 대하는 한없이 진지한 자세, 특히 어른이 되지 못한 어린이와 동물을 향한 사랑이 남다른, 아직은 의사로 인정받지 못한  박시온은  자신의 장애를 넘어 훌륭한 ‘굿닥터’가 될 것이다. 

현실에서 그런 의사를 마주친다면 글쎄…… 100% 신뢰 할 자신은 없지만 드라마 속에서 만큼은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 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 남은 이야기가 궁금하다.

賢(almaz3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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