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동흠의 일상톡톡 19 날개를 달다

손바닥소설


 

백동흠의 일상톡톡 19 날개를 달다

일요시사 0 1182

아직껏 뭐 하신댜, 자정이 다 돼가는데. 컴퓨터에 폭 빠지셨구먼.

-응, 원고 마무리 상태라서. 곧 마치고 자려고. 먼저 들어가 주무셔.

컴퓨터 본체 바꾸고, 모니터도 한 개 더 설치하니까 글이 잘 나온감?

-그럼. 용량이 큰 컴퓨터에, 양 날개 모니터를 쓰니까 부자가 된 느낌이야.

앤디가 왼쪽 모니터에 글자를 피아노 치듯 쳐 나가며 오른쪽 모니터 글을 본다.

-장비의 현대화가 좋긴 좋구먼. 자전거 타다가 오토바이 타는 기분 같아.

한쪽 모니터에 참고 자료 배 띄워 놓고, 자기 나룻배를 저어가는 그림 같네.

-꿈보다 해몽이 그럴듯해. 자기도 투 도어 냉장고 새로 장만한 날 잠 못 잤잖아?

이민 25년 동안 썼던 냉장고에서 편리한 양 날개 냉장고로 바꾸니 잠이 오겠어?

-우리 살림에 돈이 뚝딱 나와 바꾼 건 아니잖아. 냉장고는 레이버데이 세일 때 샀지.

컴퓨터도 팬데믹 코로나 사태에 나온 특가 세일에 저렴하게 하나 건진 거지. 그럼.

-언젠가 꼭 바꾸고 싶다는 마음에 기회가 와 줘서 고맙지. 새 차 산 것보다 더 좋아.


써니가 냉장고 오른쪽 문을 열더니, 식혜를 꺼내 한 잔 따라 앤디에게 건네준다.

미니멀라이징 시대라지만, 용량이 크면 필요한 것을 요긴하게 저장할 수 있어 좋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도 못 가는 터라 생활에 활기와 탄력을 붙이는 데 돈 좀 썼네.

잘하셨어. 매일 쓰는 물건을 편리하도록 조금 업데이트 한 건 건 과소비는 아니지.

-양 날개가 별거겠어? 날고 싶은 마음에 꿈을 실어주는 서민의 바램 같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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