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큰 눈과 밝은 미소가 매력적인 배우 가득희. 데뷔한 지 6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신인배우’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색을 찾고 있다는 배우 가득희를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인생은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언제 핸들을 꺾을지 모르죠.”
'쉽지 않은 배우의 길을 걷지 않았으면' 하는 부모님의 반대에 연기의 꿈을 접었다. 연기자가 되기를 포기했지만 대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열정은 변함이 없었다.
연극 동아리의 일원으로 활동하며 직장인 연극협회에서 주최하는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연기내공을 쌓았다.
더이상 연기자의 꿈을 지체할 수 없었던 그는 24살에 서울예술대학 연극영화를 전공하며 꿈을 향해 한 발짝씩 내딛었다. 일찍부터 연기자를 준비하는 친구들과 달리 늦게 시작했지만 그는 차분히 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그는 2008년 700:1의 경쟁률을 뚫고 KBS 2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늦깎이 연기자
“KBS 공채 탤런트 모집이 5년 만에 있었어요. 그 때 제 나이가 20대 중반이었으니까 사실 어린 나이는 아니었죠. 다들 미쳤다고 했지만 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합격했죠. 저처럼 늦은 시기에 연기자의 꿈을 꾸는 후배들이 있다면 잡아놓고 제 경험을 이야기 해주곤 해요.”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된 그는 KBS 단막극과 MBC 드라마 <역전의 여왕>, <골든타임>, tvN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 등을 통해 꾸준히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배우 가득희를 ‘미친 존재감’으로 등극시키며 대중들에게 배우 가득희를 알린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에서는 여자주인공을 돕는 푼수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카메라 앞에서는 제 모습이 예쁘거나 귀엽길 바라지 않아요. 귀엽고 청순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는 많거든요. 처음 연기 시작할 때부터 예뻐보이길 원했다면 어렸을 때부터 연기자가 되려고 했을 거예요.”
매사에 긍정적인 그도 한 때는 늦은 연기자의 생활에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경제적인 이유에서도 그랬고 연기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도 있었죠. 한 선배가 ‘연기로 돈 벌 생각하지 말라며 돈 벌고 싶으면 사업을 해라. 돈 벌고 싶으면 연기하면 안 된다’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상황을 즐기면서 연기하라는 조언을 들으니 불안감이 조금 해소됐죠.”
단막극·대작 조연 통해 연기 내공 쌓아
벌써 6년차…어려운 감정표현 연기 원해
걸출한 외모만 믿고 배우가 되겠다며 도전하는 어린 친구들에게 “배우는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장에서 대기하는 시간만 수십 시간이 돼요. 그걸 견뎌내지 못하면 연기를 할 수 없어요. 연기를 잘하는 건 그 다음문제죠. 인내심이 절 이끌어가는 힘이 아닌가 싶어요. 배우가 되는 데 있어서 그 과정이 다 성립이 되어야 연기를 할 수 있고 배우 타이틀이 주어지는 것 같아요. 외모가 되고 연기자가 멋있어 보여서 하는 배우지망생들이 많은데 그 중간에 과정을 거치지 못하면 결국 부러지더라구요.”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했지만 아직 대중들은 TV 밖의 가득희를 작품 속의 캐릭터와 혼돈하곤 한다. 그래서 배우 문정희처럼 자신만의 향이 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어떤 색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을까.
“빨간색과 초록색은 제가 좋아하는 색인데요. 보색임에도 불구하고 섞어놓으면 잘 어울려요. ‘이 역할에 어울리겠어?’ 했는데 막상 섞어 놓으면 저만의 색깔이 나오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문정희처럼…
얼마 전 출연 중인 MBC <구암 허준>의 마지막 촬영을 끝낸 그는 차기작을 준비 중이다.
“저에게 주어진 작품은 모두 하고 싶어요. 작품도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어떠한 캐릭터든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소화해내고 싶어요. 무언가에 결핍되어 있거나 중독된 사람의 감정처럼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을 하고 싶어요. 이 세상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