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울보’ 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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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줌인>‘국민울보’ 남보라

일요시사 0 1,194

“눈물 한방울 한방울에 성폭행 고통 담았어요”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영화 <돈 크라이 마미>에서 성폭행 피해자 은아 역을 맡은 배우 남보라가 실제 인물을 실감케 하는 오열연기로 영화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극중 그는 지난 2004년 발생한 밀양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주인공을 맡으며 매순간 실제 피해자와 동화돼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남보라는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장에서도 인터뷰 도중 감정에 휩쓸려 오열한 바 있어 ‘국민울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다른 분들은 눈물연기에 감동받았다지만 저는 정말 쑥스럽고 감사해요.”

당장이라도 눈물을 쏟을 것만 같은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매력적인 남보라가 영화 <도가니>를 잇는 충격적인 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 <돈 크라이 마미>로 관객몰이에 나섰다. <돈 크라이 마미>는 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대중에게 심어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힘없는 어린 딸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돼 자살을 결심하는 과정과 엄마가 법을 대신해 가해자들을 직접 처벌하는 상황을 자세하게 그렸다.

“거부감? 기뻤죠”

전국을 들썩인 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대중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영화 흥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성폭행 피해자 은아 역은 쉽게 뿌리치지 못할 역할임에 분명하다. 그럼에도 많은 여배우들이 은아 역을 고사했다. 성폭행 피해자 역에 대한 부담감과 이미지가 굳혀질까 두렵다는 것. 그러나 남보라는 달랐다. 오히려 은아 역에 대한 기대와 열정이 넘쳐났다.

“단순히 성폭행 피해자라고 해서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느끼는데 저는 내심 ‘나를 선택해줬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가 많았어요. 시나리오 초고부터 봐왔던 작품이라서 남다른 애정도 있었고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도 소재 부분이나 은아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은아 역을 맡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죠.”

밀양 여중생 사건 다룬 <돈 크라이 마미>
실제 피해자 실감케 하는 눈물연기로 극찬

남보라는 지금도 <돈 크라이 마미> 촬영에 관련된 질문을 받으면 감정이 동화돼 눈물을 훔친다. 얼마 전 제작발표회에서도 그는 작품 설명 중 눈시울이 붉어지는 등 아직까지 은아 역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내비쳤다. 이처럼 그가 수많은 애정을 쏟아 부었던 <돈 크라이 마미>는 등급판정에서 상당한 마찰을 겪었다.

“처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으로 판정이 났다는 기사를 접한 후 걱정했어요. 이 영화야말로 청소년들이 보고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인데, 당사자들인 청소년인 못 본다면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다행이도 제작진과 영화 관계자들께서 등급을 내리고자 애써주신 덕분에 청소년관람등급으로 판정됐어요.”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작품의 특성만큼 남보라는 촬영 내내 은아 역할에 몰입한 나머지 괴롭고 힘들어했다. 그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은아의 감정을 유지한 채 생활했다.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그는 꿋꿋이 버텼고, 배우라면 당연히 거쳐야 할 과정으로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촬영 때는 힘들었지만 후유증은 없어요. 배우는 대중에게 많은 것을 전달해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 한 명의 희생으로 수많은 이들에게 큰 힘으로 작용해 보탬이 된다면 그 정도 희생은 감수해야죠.”

“성범죄 줄었으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했던 것일까. 그가 <돈 크라이 마미>를 선택한 이유도 흥행 욕심보다는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을 충분히 담아 대중에게 진실을 전달하려는 의도가 더 컸다. 피해자가 당한 고통을 모두 헤아릴 수는 없지만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본 청소년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성범죄를 한 건이라도 줄이자는 마음도 있고, 가해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게 하려는 것도 있어요. 이렇게라도 힘을 보탰으면 해요.”

관객의 가슴을 먹먹해지게 할 정도로 <돈 크라이 마미>에서 열정적인 연기를 펼친 남보라. 성범죄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겠다던 그의 진심어린 소망이 이뤄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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