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장 용 주 변호사의 법률 징검다리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이민 역사가 어느 덧 20년을 바라보게 되었으므로 많은 분들이 한 두 번 즈음은 이러한 주택 구입 경험해 보았을 것이고 한국과는 다른 절차와 문화로 매매가 이루어지게 됨을 경험 하였을 것이다.
뉴질랜드로 이민 온 우리에게 집의 의미는 단순한 주택 그 이상이다. 당연히 이민 생활에서 가족 모두의 편안한 보금자리이자 함께하는 삶의 공간이고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족의 제일 큰 자산으로써 부동산 경기에 따라 재테크의 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개인 주택에서 소규모 사업을 운영하는 분들도 꽤 많다 보니 집은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이며 동시에 가장 소중한 유형의 자산 그 이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주택 구입은 계약 단계부터 최종적으로 잔금을 지불하는 날까지 참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자신과 가족의 상황에 맞는 주택을 알아보는 단계부터 시작하여 계약서 작성, 계약금 준비, 은행 융자, 이사 준비, 아이들 학교 전학 문제, 전기 전화 우편물 주소 이전 신청, 이사화물 회사 섭외 등등 이사 당일까지 하나 하나씩 챙겨야 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그런데 만약 하나씩 잘 처리해 나가다가 잔금 지불 전 마지막으로 주택 최종 점검을 하면서 문제가 발견된다면 속상한 마음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표준 계약서상 잔금 지불 전 매수인은 주택의 상태를 1회에 한하여 최종 점검 해 볼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대부분의 매수인은 이러한 최종 점검을 한 뒤 잔금을 지불하게 마련이다. 이러한 최종 점검의 목적과 취지는 간단 명료 하다.
일반적으로 계약을 맺는 시점에서 잔금 지불 시점까지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이상 시간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계약 당시 처음 보았던 주택상태와 잔금을 지불하는 시점의 주택 상태가 동일한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한 매매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는 각종 부속물들 가령, 커튼, 카펫, 전등, 오븐, 식기 세척기, 알람 시스템 등등이 애초 계약 당시 시점과 같은 상태 인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간단히 주택을 물건으로 비유하자면 하자가 있었다면 처음 보았던 그대로 합의된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계약 당시 발견하지 못했거나 미처 몰랐던 하자를 최종 점검에서야 비로소 발견하더라도 매도인에게 이에 대한 수리나 교체를 요구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계약 이후에 발생한 것이 명백한 문제점에 대해 매도인에게 수리 또는 교체를 요구하였으나 매도인이 이러한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고 매수인이 잔금 지불을 거절할 수 는 없다.
즉, 잔금 지불은 하되 이러한 하자나 문제점에 대한 매도인을 상대로 추후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은 가지게 된다.
또한 표준 계약은 주택 매입에 부속되는 제품이나 물건들이 반드시 정확하게 잘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없다. 쉽게 말하면 고장 난 제품들에 대해 계약 당시 확인하지 못하였다면 고장 난 상태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가령 홍길동씨가 내일 모레 잔금지불을 앞두고 최종 점검을 하러 갔더니 거실 전등이 들어오지 않고 욕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새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홍길동씨는 계약 당시 전등과 욕실 수도꼭지가 확인했던 사항이었는지 여부에 대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게다가 멀쩡하던 차고 문이 부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 세입자의 이사과정에서 화물트럭이 후진 중 차고 문을 파손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당연한 권리가 있다고 굳게 믿은 홍길동씨는 매도인에게 최종 점검에서 발견된 전등과 수도꼭지, 차고문의 수리 또는 교체를 요구 하였다.
그러나 매도인은 전등과 수도꼭지는 계약 당시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이었고 차고 문 파손 부분은 세입자와 먼저 해결할 문제이므로 당장 조치해 줄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홍길동씨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겠지만 계약 내용에 따라 결국 잔금날짜에 잔금을 지불하고 추후 보상에 대한 권리 행사를 고려해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전등과 수도꼭지 문제는 홍길동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보상 받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흔하지는 않으나 처음 보았던 부속물 제품을 값싼 제품으로 바꿔 놓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령 값비싼 유명 브랜드 커튼을 달아 놓았다가 싸구려 커튼으로 바꾸어 놓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매매 계약서에 부속물 목록에 단순히 커튼이라고만 기재하는 것이 외에 상표, 색상, 크기 등등을 일일이 기재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처음 맘에 드는 주택을 언뜻 둘러보고 마음에 들면 가격 흥정을 하여 계약에 이르기 마련이다.
결국 특별히 빌딩 인스펙션 (Building Inspection)과 같은 조건을 계약서에 넣어 미리 문제점들을 발견하고 해결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 이러한 현실적인 주택 구매과정에서의 실수나 오류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또한 번거롭겠지만 처음 방문 시점부터 모든 내용들을 사진 기록으로 남겨 놓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최종 점검에서 특별한 이상을 발견하지 않아 다행스럽게 여겼으나 막상 이사를 들어 와 보니 카펫 곳곳에 더러운 발자국과 얼룩들이 가득하고 집 앞에는 매도인이 남기고 간 쓰레기가 가득하다면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에 생각에 앞서 화부터 치밀어 오를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여 처음부터 계약 조건 중 하나로 매도인의 비용으로 전문 청소 용역업체의 청소 서비스를 받는 내용을 넣거나 또는 쓰레기 처리 비용 발생을 고려하여 적절한 조치 방법을 사전에 계약서에 넣는 것을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뉴질랜드 집값이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피부로 체감한다. 또한 요사이 원화대비 뉴질랜드 달러의 환율 계산까지 넣으면 한국 못지 않은 집값 상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거래 주택은 신규 주택 보다는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수 십 년 이상 된 주택들이다. 한마디로 중고 물건인 것이다. 그럼에도 주택 구입은 개인 입장에서는 큰 자산의 취득이 되는 것이므로 계약 초기 단계부터 충분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마지막까지의 구입 과정이 스트레스로 가득하지 않고 “즐거운 나의 집”을 장만하는 행복한 과정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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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 Lawyers
변호사 장 용 주
이민/자산관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