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연구팀, ‘만성 B형 간염’ 낫지 않는 이유 규명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연구팀이 간염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B형 간염 바이러스가 어떤 방법으로 인체의 면역반응을 회피해 우리 몸속에서 계속 살아남아 만성 B형 간염을 낫지 않게 하는지 원리를 규명했다.
건국대 의전원 김균환 교수(약리학)와 박은숙 교수, 임거흔 박사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동물 모델과 사람의 간세포를 이용해 B형 간염바이러스(HBV, 만성간염과 간경화, 간암 유발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진 간염바이러스의 일종. 만성간염의 75% 이상이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함)가 사람의 면역기능을 회피해 만성간염으로 나아가는 원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B형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면역반응이 일어난다.
면역세포는 사이토카인(세포로부터 분비된 후 다른 세포나 분비한 세포 자신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단백질들로서 인터페론(interferon), 인터루킨(interleukin),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등이 포함)과 같은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통해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그러나 B형 간염바이러스는 면역을 회피하여 만성간염을 빈번히 유발한다.
건국대 연구팀은 먼저 단백질 질량분석법을 이용, 인터페론에 의해 유도되는 항바이러스 단백질 중에서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유도가 저해되는 단백질들을 발굴했다.
B형 간염바이러스의 HBx(B형 간염바이러스가 만드는 단백질 중의 하나로서 바이러스의 복제 및 간질환 유발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음)라는 단백질이 인체 내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단백질인 TRIM22(Tripartite motif-containing 22의 약자로 여러 바이러스에 대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함을 발견했다.
사이토카인에 의해 발생하는 TRIM22는 바이러스의 전사를 막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단백질이다. 이러한 TRIM22가 발현하지 못하면서 면역을 회피하여 만성감염을 유발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 모델을 통해서 동일한 효과를 확인했다. 최종적으로 B형 간염으로 수술한 환자의 간세포와 간조직을 이용해 결과를 검증했다.
김균환 교수는 “이 연구성과는 B형 간염바이러스가 어떤 방법으로 인체의 면역반응을 회피하여 우리 몸속에서 계속 살아남는지에 대한 과정을 밝힌 것”이라며 “향후 항바이러스 단백질들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완전한 만성 B형 간염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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