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회원제골프장과 회원의 법적 지위는?
제3자가 인수하면 회원권은 한낱 ‘휴지조각’
경기불황 등으로 골프장 회원들의 입회보증금 반환 청구가 일시에 몰리면서 전국의 회원제골프장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중 20여곳은 회생절차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회원제 골프장의 회원은 어떠한 법적인 권리·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법원 승인 정리계획안으로 회원 권리 결정
제3자가 인수 땐 회원 지위 승계 의무 없어
통상적으로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회원은 입회계약에 의해 보증금 예치 이후 해당골프시설을 이용하는 채권자의 지위에 있다. 체육시설법 상으로 골프장의 양도·경매 또는 회생절차에서의 환가 등의 경우에 인수자는 회원을 승계할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다만 일단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회원의 경우 입회보증금 반환청구권을 가지는 일반회생 채권자의 지위에 있을 뿐이다. 여기서 회원의 권리는 각종 채권자집회 및 법원의 승인을 받은 정리계획안에 의해 결정된다.
경기불황에
문 닫는 골프장
그러면 회생계획안 등에 의해 제3자가 인수하는 경우에 인수자가 회원의 지위를 승계할 의무가 있을 것인가.
최근 A골프장의 경우 회생절차에서 회원들에게 입회보증금의 17%만 반환하는 회생계획안이 인가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해당파산법원은 회생계획에 의한 제3자의 인수의 경우는 회생절차에서의 환가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승계 의무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후 이 골프장은 퍼블릭(대중제)으로 운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부실운영자만 혜택을 받고 정작 자금을 투입한 회원들은 모두 엄청난 손실만을 입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 회원제인 B골프장은 부도가 나서 회원들이 입회금 상당액을 출자 전환하고 이를 퍼블릭으로 전환했다. 이후 신탁업자가 해당 골프장을 공매해 해당 골프장의 건설사가 이를 인수했다. 이 경우에도 회원들은 기존의 이용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게 됐다.
눈길을 끄는 사실은 법원에서는 체육시설을 신탁업자가 공매하는 경우에 해당 체육시설의 회원들에 대한 승계 의무가 없다고 판시한 점이다. 즉 회원의 승계 의무는 전 소유자가 체육시설업자인 경우에 한정되고 신탁업자인 경우에는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문제는 이러한 신탁이 자금의 조달과 회수만을 위한 단지 형식적 구조임에 불과함에도 이 부분이 간과된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반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실체에 입각해 이 경우에도 회원의 승계 의무가 인정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물론 골프장의 회원은 형식적으로는 단지 이용자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입회보증금 및 이용료 등으로 설립과 운영의 자금을 제공한다. 따라서 운영자는 이들 회원의 단순한 관리운영회사에 불과할 수 있다. 회생절차에서 형식논리만 고집하는 경우 부실운영자의 모럴해저드를 양산하고 회원들의 권리만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최근 정부에서 부실 회원제골프장을 대중제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유념해야 한다.
회원권리 위한
안정장치 필요
위의 사례와 같이 회원의 권리가 과도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사전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강구돼야 한다. 회생절차 등에서도 기존 회원들의 이용권리는 비록 상당 수준 축소되더라도 이의 지속적인 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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