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업계 트럼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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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골프업계 트럼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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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도움 안되네〜”

미국 공화당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로 맹활약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는 세계 전역에 17개 골프 리조트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두바이의 한 회사로부터 인수한 스코틀랜드 턴베리 골프장을 비롯해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트럼프 국제 골프링크스, 아일랜드 둔벡 골프장 등 대부분 골프장들이 세계적인 명문 코스다.

연이은 인종·종교 실언
골프산업 위기 우려 커져

그 중 턴베리 골프장은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을 개최했다. 또한 2020년에 디오픈 개최지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트럼프라는 이름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턴베리 골프장에서 디오픈을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도 트럼프 소유인 미국 플로리다주의 트럼프내셔널도럴 골프장에서 개최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챔피언십 대회 장소를 변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골프계가 트럼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최근 이어진 트럼프의 인종·종교 차별 발언 때문이다.

트럼프 후폭풍

트럼프가 골프장을 많이 소유하게 된 배경은 부동산 투자보다 골프를 좋아하는 ‘골프광’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인수 또는 개발이 진행 중인 골프장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골프장에 대한 투자를 단순한 투자가 아닌 세계적인 코스로 만든다는 점에서 다른 투자자들과 차별화된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트럼프는 핸디캡4의 수준급 골퍼로 몇 차례 클럽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바 있다. 1993년 페블비치 스파이글래스힐 코스에서 열린 AT&T내셔널프로암 12번홀에서는 1999년 비행기 사고로 요절한 페인 스튜어트와 동반 플레이를 하면서 홀인원을 기록한 적도 있다. 잭 니클라우스는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에서 트럼프에 대해 “자신이 가진 돈보다도 골프를 더 사랑한다”고 평가했다. 

골프 스윙은 그의 캐릭터를 그대로 반영한다. 트럼프와 연습 라운드를 가진 바 있는 곤잘로 페르난데즈-카스타노(스페인)는 “낮고 평평한 테이크어웨이를 하고 어깨는 높게 든 다음 다운스윙 때 힙이 먼저 앞쪽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영락없는 벤 호건”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골프장 사업만큼은 선구자적 이미지가 더 강하다는 평가다. 2012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개장한 스코틀랜드 애버딘의 트럼프인터내셔널골프링크스 개장을 계기로 트럼프는 세계 최고의 코스를 짓겠다는 개발자로서의 의지와 열정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미국 골프장 산업에 트럼프가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뛰어들면서 그의 골프 친화적 성향도 재평가가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골프장에서의 철수는 R&A와 PGA 투어로 그치진 않을 전망이다. 미국골프협회(USGA)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도 강건너 불구경하듯 뒷짐만 지고 있을 처지가 아니다. 당장 두 단체 주관으로 개최되는 2017년 US여자오픈이 트럼프 소유의 뉴저지주 트럼프 코스 베드민스터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다소 무리한 정치적 행보가 골프 산업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미국 골프계를 감싸고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최근 “디오픈을 주관하는 영국왕실골프협회(R&A)가 스코틀랜드의 턴베리 골프장에서 디오픈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디 오픈은 남자 골프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155년)를 자랑하는 대회다. 이 대회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9개 코스에서 돌아가면서 열리는데, 턴베리 골프장도 이 중 하나다.
트럼프는 이 코스를 구매해 자신의 이름을 따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라는 명칭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R&A측은 “트럼프라는 이름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턴베리 골프장은 오는 2020년 디오픈 개최지가 유력했지만 이번 R&A의 결정에 따라 개최가 무산됐다.

같은날 미국 골프닷컴은 “PGA 투어가 2016년 월드골프 챔피언십(WGC)시리즈 캐딜락 챔피언십이 끝난 이후 다음해 대회 장소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보도했다. PGA 투어는 “트럼프의 발언은 골프를 차별없이 모든 사람이 즐겨야 한다는 우리의 가치와 다르다”면서 “내년 대회가 끝난 뒤 다음해 대회 장소에 대한 모든 옵션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잇딴 막말로 골프계에서 외면받는 분위기다. 대회를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치르지 말아야한다는 온라인 서명이 4만명이 넘었다. 트럼프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열릴 것으로 예정된 대회는 2017년 US 여자 오픈과 2022년 PGA 챔피언십 등이 남아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는 턴베리 골프장 관련, 영국 현지 언론의 최근 보도를 부인했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근 “영국왕립골프협회는 트럼프 턴베리 골프장을 디 오픈 개최지 후보로 고려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최근 미국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인종차별 발언 등을 서슴지 않고 있다.

미운털 박혔나

이에 영국 <인디펜던트>는 지난해 12월13일 “영국왕립골프협회가 트럼프 소유의 턴베리 골프장을 남자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 개최지 후보에서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골프채널의 팀 로자포테 기자는 영국왕립골프협회 소식통을 인용 “턴베리는 2020 또는 2021년 디 오픈 후보로 고려되지 않았다. 트럼프의 대선 출마 전에도 명단에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최근 행보가 개최지 선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한편 영국왕립골프협회는 2019년 디오픈까지 개최지를 정해 놓은 상태다. 앞서 영국왕립골프협회 최고권위자 마틴 슬럼버스는 성명문을 통해 “골프는 성, 인종, 국적, 종교에 상관없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자료제공 : <월간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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