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짚모자의 낚시 이야기 (2) 파키리
지금도 마음이 설렙니다.
매주 월요일이 되면 마음이 설렙니다.
돌아오는 day-off (일반적으로 토요일이지만) 낚시가려는 마음때문에 말입니다.
근 20년을 자주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갔던 낚시였는데 이제는 권태가 올만도 한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어느 조사님들은 갈때마다 풍성한 수확물로 가족과 이웃에게 기쁨을 준다고 들었는데저는 그것도 없으면서 기름 때가며 굳이 바닷가로 가는 것은 쉽게 말로 표현할수 없는 설레임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낚시가기전에 채비를 준비하면서 미끼를 손보고 릴을 손보는 시간이 그렇게 재미있습니다.
바닷가에 앉아 파도를 보고 새들을 보고 멀리 떨어져 낚시를 하는 조사님들을 보면서 혼자 중얼 거리며 놉니다. 싸이즈 미달이에게는 삼촌이나 이모들 오라고 전하라며 돌려보내며 놓쳐버린 고기에 대해서는 은근히 좀더 강한 모노줄을 욕심 내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시간은 잘도 흘러 갑니다.
아주 오래전 한국에서 골프를 시작했을때 1년여를 닭장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고 처음으로 머리 올리러 가기전날 머리속으로 이미 100타를 깨버린 상상을 하며 잠 못 이루던 것처럼 1시간만에 리미트를 채워 버릴거라는 상상과 짜릿한 손맛을 기대하며 근 일년만에 찾은 파키리 해변의 낚시,
새벽잠을 미루며 달려간 그곳은 영롱한 달빛과 파람, 파도가 너무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 합니다.
바람은 없고 하이가 오전 8시30분, 파도는 0.3미터 커다란 보름달의 달무리가 이쁩니다.
고기가 많이 놀거라는 시간대는 이미 지났고(4시-5시사이) 다음 시기가 8시 전후 입니다.
내눈 앞에는 커다란 스내퍼가 노니는 듯 싶고 당장이라도 카와이가 바늘털이를 하며 물위로 튀어 오를것 만 같습니다.
부지런히 새 미끼로 바꾸어 주면서 두대의 낚시대의 케미 라이트가 춤추기를 바라면서 바지장화 무릎까지 잠기는곳 에서 열심히 캐스팅을 합니다.
해는 떠오르고 아침 산책을 나온 키위들이 제법 있습니다. 내 주변에는 고기 잡으면 씻어 볼거라고 가져온 페인트통만 뒹굴고 마스덴과 파키리용으로 만든 아이스박스만 낚시 왔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제는 서운한 마음도 없습니다 ㅎㅎㅎㅎ 이것도 만성이 되나 봅니다.
그런데 또 마음이 설렙니다 다음주에는 어디로 갈까 하는 마음에요.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도 이렇게 항상 설레임속에 모든일이 왔으면 싶습니다.
날마다 똑 같은 일상 속에서 자기도 모르게 갇혀지내 버린 방안의 창문을 열면 또다른 초원이 있고 숲이 있고 바다가 있다는것을 알았으면 싶습니다.
이제 낚시 바늘 싸이즈때문에 고민입니다 좀더 작은 걸로 바꿔 볼까? ㅎㅎㅎㅎㅎㅎ
그래도 5-6호를 고집합니다 그래야 미달이를 잡드래도 살려 보낼수 있으니 말입니다.
아름다운 비치 감상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