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계명구도 / 鷄鳴狗盜

교육


 

고사성어; 계명구도 / 鷄鳴狗盜

일요시사 0 858

닭 鷄, 울 鳴, 개 狗, 훔칠 盜

풀이: 닭이나 개를 흉내내는 천한 재주나 소질도 훌륭하게 쓰일 때가 있다.



제나라의 성주 맹상군은 재상 벼슬까지 한 왕족입니다. 그는 마음이 넓고 지식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맹상군의 집에는 그를 따르는 식객이 무려 3천 명이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유명한 '삼천 식객'은 여기에서 나온 말입니다.

전국 시대에 중국 땅에서 제일 강한 나라는 진나라입니다. 진나라의 소양왕은 제나라 맹상군의 소문을 듣고 데려다가 재상을 시킬 생각이었습니다. 맹상군의 힘을 빌려서 천하를 통일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소양왕의 부름을 받은 맹상군은 여러 식객을 거느리고 진나라로 갔습니다. 맹상군은 '호백구'를 진나라 소왕에게 선물로 바쳤습니다. 호백구란 여우의 하얀 겨드랑이 털로 만든 고급 옷입니다. 이를 받은 소양왕은 매우 기뻐했습니다.

소양왕은 당장 맹상군을 진나라 재상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뜻밖에도 진나라 신하들의 반대에 부딪쳤습니다.

"그것은 아니 됩니다. 맹상군은 제나라 왕족이 아닙니까? 그를 어찌 믿고 재상으로 삼으려 하십니까?"

이런 반대에는 소양왕도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한 신하가 또 아뢰었습니다.

"맹상군을 그대로 돌려보낸다는 것은 호랑이를 풀어 놓은 것과 같사옵니다. 하오니 맹상군을 이번 기회에 아예 없애 버리는 것이 어떨까요?"

진나라 조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여관에 묵고 있던 맹상군 일행은 조정의 움직임을 전해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대책을 의논한 끝에 맹상군은 소양왕의 후궁에게 사람을 보내어 뇌물을 바치고 살려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그러자 그 후궁은 말했습니다.

"호백구를 주면 살아서 도망칠 방법을 일러 주겠소."
그러나 맹상군에게는 호백구가 있을 리 없습니다.
어쩔 줄 모르고 있는 맹상군 앞에 한 식객이 다가왔습니다. 그 식객은 개 도둑질의 명수였습니다.
"나리. 제가 소왕에게 바친 호백구를 훔쳐 올까요?"

그 식객은 호백구를 보관해 둔 궁궐 창고에 가서 그곳을 지키던 개를 먼저 훔쳐 내고는 호백구까지 훔쳐 오는 데 성공했습니다. 맹상군은 훔쳐 온 호백구를 소양왕의 후궁에게 바쳤습니다. 소왕의 후궁은 소왕에게 간청하여 맹상군과 그 식객들이 그 날 밤중에 진나라 도읍을 빠져 갈 수 있도록 허락받아 주었습니다.

맹상군 일행이 진나라 국경인 '함곡관'에 이르렀을 때입니다. 아직 함곡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첫닭이 울어야 비로소 관문을 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닭이 울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맹상군은 무척 당황했습니다. 짐작했던대로 뒤에서는 진나라 군사들이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이때 한 식객이 닭의 울음소리를 냈습니다. 그러자 이곳 저곳에서 닭들이 울어댔습니다. 진나라 문지기들은 영문도 모르고 함곡관 문을 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맹상군 일행은 무사히 함곡관을 빠져 나와 제나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기>에 나오는 이 말은 '보잘것 없는 재주도 쓰일 때가 있다'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 뜻이 바뀌어 '좀도둑질이나 하고 남의 눈을 속이는 좋지 못한 사람'을 일컫는 말로 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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